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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치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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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필오 작성일20-08-07 11:07 조회6,2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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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에 사는 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외아들이 해병대에 입대했다가 훈련 중 헬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사망하자 그녀는 오랫동안 슬픔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아들이 살던 방은 그가 입대할 때의 상태로 계속 유지해 놓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뉴스를 보면서 헬기 사고가 적잖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사고를 당한 가족들을 자기가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때부터 그녀는 헬기 사고가 어디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편지와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모아 국방부에 보냈고 국방부는 사고를 당한 가족들에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사고를 당한 많은 가족들이 그녀와 정기적으로 서신을 주고받으면서 슬픔을 극복했으며 지금은 이들을 돕는 공동체를 만들어 봉사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헨리 나우웬은 이런 종류의 치유자를 상처 입은 치유자라고 말했습니다. 상처를 입어본 사람이 상처를 잘 다룰 줄 압니다. 의사가 자신이 암에 걸려서 기나긴 치료의 과정을 실제 경험하고 나면 암 환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집니다. 미국의 소설가 오 헨리의 단편 소설 중에 ‘강도와 신경통’이란 작품이 있습니다. 한 강도가 밤중에 어떤 집에 권총을 들고 들어갔는데 잠자다가 깨어난 주인을 보고 ‘손들어’ 하자 주인이 벌벌 떨면서 왼손만 겨우 들었습니다. 강도는 오른손도 들라고 몇 번이나 고함치지만 왼손을 들지 않습니다. 집주인이 자신은 신경통 때문에 오른 손을 들 수가 없다고 말하자 강도는 자기도 신경통 때문에 이 짓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죠. 그들은 신경통 이야기만 밤새도록 하다가 결국 새벽녘에 서로 멋 적게 헤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가진 상처나 고통을 사명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동일한 상처나 고통을 가진 이웃을 공감하며 치유하는 최고의 치유자가 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은 바로 예수님처럼 상처입은 치유자입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이사야 53장 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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